"은인표 마당발 인맥, 정치·법조인 들락날락"
■ 전일저축銀 로비 의혹 끝내 못 밝히나
"사업 확장할 때와 수사·재판 과정서 인맥 동원해 각종 로비"
로비 수사 번번이 좌절 형집행 정지·보석도 잦아 물증 못 잡고 재판 길어져
"사업 확장할 때와 수사·재판 과정서 인맥 동원해 각종 로비"
로비 수사 번번이 좌절 형집행 정지·보석도 잦아 물증 못 잡고 재판 길어져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서민들의 삶을 파탄지경에 몰아넣은 전일저축은행의 대주주 은인표(57ㆍ수감 중)씨가 변호사 비용으로 수십억원을 쓰는 등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그가 과거 사업 확장과 수사ㆍ재판 과정에서 화려한 인맥을 동원해 각종 로비를 했다는 주변 증언이 나왔다. 검찰 수사 당시에도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됐으나 은씨가 입을 굳게 다물어 수사는 번번이 좌절됐다.
은씨의 행적을 잘 아는 지인은 27일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일부 유력 정치인과 법조인들은 은씨의 일탈을 바로잡기는커녕 도우미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은씨 지인들과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 A의원은 특히 은씨와 친분이 두터웠다. 한 지인은 "은씨가 불러서 간 술자리에서 A의원을 여러 차례 봤다. A의원이 은씨가 원하던 외국인 카지노 내국인 입장 허용 법안을 발의하려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전했다. 은씨는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대구ㆍ경북(TK) 출신으로 MB 측근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전ㆍ현직 의원들과도 교분을 쌓았다.
은씨가 관리하던 인맥에는 고위 법조인도 포함됐다. 검찰 최고위직을 지낸 B씨는 은씨가 회장으로 있었던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인 제주 라마다호텔에 여러 차례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고,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C씨는 수감 중인 은씨를 면회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의 D변호사도 은씨와 가까웠고, 검찰 간부 출신의 E변호사는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호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
유명 스님들이 수감 중인 은씨를 면회할 정도로 그는 불교계 인사들과도 막역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스님들이 은씨와 룸살롱에서 함께 술을 마시는 등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고, 일부 스님은 은씨를 정치인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은씨가 불교계의 큰 손으로 불리며 거액을 지원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은씨는 2008년 1월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된 후 지금까지 수감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그는 2008년 7월 보석으로 나와 1년여 동안 바깥 생활을 했으며, 2010년 6월에는 형집행정지 결정으로 3개월 간 재차 풀려났다. 보석과 형집행정지 과정에 의문이 제기되자 검찰이 로비 의혹을 수사해 일부 물증을 잡기도 했으나, 혐의를 밝히는 데는 실패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정치인 등을 상대로 수사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은씨는 2011년 7월 저축은행 불법대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뒤 2년 반이 지나도록 항소심 선고(1심 징역 6년)가 나오지 않고 있다. 중간에 여러 사건이 병합된 점 등을 감안해도 다른 저축은행 대주주들이 항소심 선고까지 1년 2개월에서 길게는 1년 7개월 정도 걸린 것에 비해 지나치게 길다.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을 확정 받았고,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도 지난해 10월 징역 8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지난해 11, 12월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은 대법원 파기환송 끝에 최근 징역 8년이 선고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을 확정 받았고,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도 지난해 10월 징역 8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지난해 11, 12월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은 대법원 파기환송 끝에 최근 징역 8년이 선고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대규모 변호인단을 앞세운 은씨는 저축은행 대주주들 중에 유일하게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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